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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자유여행/해외여행

독일 [2번째] -- 하이델베르그

 

9 20 ():

 

 

아침 조식 뷔페는 3성급 호텔 치고는 퍽 괜찮았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지 미소 장국도 보이기에 먹어보았더니 맛은 별로 였다.

쌀밥도, 라면도, 볶은 국수 같은 것도 모두 동양인 관광객을 배려한 메뉴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이 전반적으로 낯 설지 않아 다행이었다.   특히 바게트와 소시지가 맛있었다.

 

오늘은 당일로 Heidelberg에 다녀오는 일정이다.

일찍 푸랑크프르트 역에 나와보니 곧바로 떠나는 기차가 대기 중이기에 이곳에서 어물쩍거리는 것보다

그곳에 가서 좀 더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올라탔다.

이 기차는 8시6분에 출발해서 1시간33(93) 만인 9시 39분에Heidelberg에 도착하는 RB 열차였다.

그런데 8시 20분에 떠난, 다시 말해 내가 탄 열차보다 14분 후에 출발한, EC 열차는 52분만인 9시12분에

이미 하이델베르크에도착한 상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RB는 열차 중에 가장 느린 열차였다. 똑같이

  갈아타는 것 없는 직행임에도 불구하고 열차 종류에 따라 거의

  두 배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됐다.

 

물론 후자가 요금이 약간 비싸긴 하지만 German Rail Pass (독일 철도 패스)로 다니는 우리의 경우엔

어떤 종류의타든 추가 요금은 없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했고 어쨌든 오늘 드디어 German Rail Pass 처음 썼다. 

출발하기 전에 날짜를 스스로 기입해 두어야 하는 것만 기억하면 어려울 게 없었다.

검표를 위해 돌아다니는 마음 좋게 생긴 아저씨가 다가와 표를 보자고 하기에 패스를 보여주니

내가 기입한 날짜 위에 기계로 다시 날짜를 펀칭 해줬다.

 

 

황태자의 첫사랑’ 이란 영화에서 알려진 이후 말로만 듣던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나와 33번 버스를 타고  입구에서 내려 '동화 독일 블로그'의 사진에 자세히

안내 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은 공사 중이라 주변이 어수선해 보여서 정원 쪽으로 올라갔다.

정원엔 큰 키의 나무들이 나름대로의 질서를 유지하며 그간의 말 못 한 세월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아침나절이라 주변은 다소 어두컴컴해 보이는데 분수 주변만은 뚫린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조명을 받은듯  한층 돋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가까이 가보니 쉼 없이 뿜어져 나오는 물방울

하나하나가 아침 햇빛에 반사되어 영롱한 보석으로 바뀌었다간 이내 사라짐이 반복되고 있었다.

연달아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마치 화려한 파티장을 장식하는 크리스털로 만든 샨데리아의 여러 갈래

줄 장식이 파티장의 음악소리 진동에 흔들리듯!

 

 

튕겨져 적셔진 분수 물로 촉촉해진 주변의 땅은 태곳적의 이끼가 그 데로 살아 숨 쉬고있는 양

싱그러움마저 느끼게 해 준다.로마의 나보나 광장 분수에서 본 화려함은 없지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며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성안을 들어가지 않고도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시의 전망은 훌륭했다.

 

 

다시 올라간 길을 되 내려오며 벼락에 고스란히 주저앉은 성의 일부를 보며 전쟁으로 인한

인화와 천재지변을 모두 겪어낸 이 무너진 성벽에 입이 있다면 뭘 말하고 싶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시청 광장에 다 달았다.

 

광장에서 시청 건물을 마주 보고왼쪽 길을 따라가니 또 다른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햇볕을 즐기고 있었고 건너편엔 빛바랜 검붉은 벽돌로 된 큰 교회가 검은색 지붕을 힘겹게 머리에 이고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여기가 하이델베르그 성령교회이며 그 앞 광장이 Marktplatz(마르크트 플라츠) . 

광장 중앙에는 헤라클레스 동상이 우뚝 서있는 크지 않은 분수가 있었다

 

성령교회

 

Marktplatz

아름답기만 한 이곳이 과거 죄인을 처형하던 장소로도 쓰였다니….

 

교회 건물에서 오른쪽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니 restaurant이 즐비하다.  

그중 한 곳에 들어가 식사하면서 거리 구경도 했다..

 

칼 데오도르 다리 입구

 

골목 끝은 Karl Theodore Bruke (칼 데오도르 다리) 이어졌다.

다리 입구왼쪽에 거울을 들고 있는 원숭이 청동상 앞에는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원숭이  청동상

.

 

하이델베르크 성 가까이 갔을 때는 너무 성채가 커서 일부분 밖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는데 한참 멀리 떨어진

이 다리 중간쯤에 오니 겨우 성의 전경을 찍을 수 있었다.

 

하이델베르그 성

 

건너갔던 칼 데오도르 다리를 되돌아와서 하이델베르크 대학을 찾아갔다.

 

길거리에 자전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걸로 미루어 아마도 이곳 학생들의 주된 교통수단 같았다 

자전거를 끌어다 묶는 사람,사람, 묶인 자전거를 끌러서 다시 타고 나가는 사람 모두 풋풋한 젊은이 들이었다.

교정을 가로질러 사방이 건물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있는 사각 모양의 잔디밭에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보았다.

 

여기저기 학생들이 제 나름 데로의 편한 자세로 책을 들고 뒹굴고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과 꿈들로 꽉 채워진 것 같은 젊은이들의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이 행복했다

 

하이델베르그 대학

 

 

다시 거리로 나와 보행자 전용 도로인 Haupt Strasse를를 걸었다. 

서쪽으로 기운 해에 체온이 떨어져 카페에 앉아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창밖 거리 사진도 찍다가 갑자기 가수 남궁옥분이 부른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하는 노래가 절로 

입에서 흘러나와 친구랑 마주 보며 웃었다.

 

돌아오는 길에 중앙역에서 내일 Rudesheim 갈 때 타고 갈 기차의 시간표가 혹시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무인 티켓 발매기에서 확인용도의 표를 뽑았다.

 

다행히도 우리가 묵는 호텔은 호텔방에서는 Wi-Fi  Internet이 무료이다. 

런데 문제는 시차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저녁에 돌아와 식구들에게 안부 문자라도 할라치면 서울은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라 참아야만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호텔 나서기 전까지 문자와 카카오톡 등으로 안부를 물을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물론 필요한 만큼의 로밍 서비스를 받고 가면 시간과 장소의 구애구애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불편함에 부딪혀 볼 작정으로 그냥 떠나왔다.  오만과 만용일지언정 ~~~

 

내일을 위해 고단한 몸을 샤워로 위로해 준 다음  너무 깨끗하여 다소 한기까지 느껴지는 침대 시트 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