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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자유여행/해외여행

독일 [3번째] -- Rudesheim, 드로셀 거리, 악기 박물관, KD-Line, 로렐라이 언덕 <2011. 10. 19.>

9월 21 ():

 

로렐라이 언덕이 있는 라인강을 다니는 유람선 KD-Line을 타려고 Rudesheim(뤼데스하임)  가는 날이다.

 

호텔이 바로 Frankfurt중앙역 길 건너에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했다.

올봄 남편과 함께 Paris 갔을 때 묵었던 호텔은 지하철에서 내려 호텔까지 10여분 정도 걸어야 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발을 혹사시키고 난 후의 10여분의 걸음은 왜 그리 힘들고 멀게만 느껴졌던지 …

 

Rudesheim에 가는 열차가 출발하는 24번 플랫폼은 커다란 역사의 맨 안쪽에 숨어 있었다.

보통 열차 행선지를 안내하기 위한 전광판은  아무런 표시도 없이 비어있다가 기차가 떠나기 조금 전에 

행선지를 안내하는 글자로 채워지곤 했다그런데. 아직 열차 안내표시가 전광판에 뜬 것도 없고 시간도 

많이 남아있는데 사람들이 계속 24번 쪽으로 몰려 간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같은 기차를 타고 가면 혹시 앉을자리가 없어 서서 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혹 줄이라도 서야 되는 건가 싶어서 우리도 대열에 끼어 부지런히 그쪽으로 걸어갔다.

가보니 그 많은 사람들은 플랫폼 옆으로 난 조그만 골목길을 이용해 반대편 시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들에겐 그 골목이 아침에 출근하기 위한 지름길이었던 게다.^^  한무리의 직장인들이 골목길로 빠져

나가고 나니  우리만 덩그러니 24번 플랫폼에 남아 기차를 기다리게 되었다. 

 

 

드디어 우리가 타고 갈 열차가 들어왔다.

열차 타는 줄 맨 앞에 선채  문 열릴 때만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뒤에 서 있던 사람이 어깨너머로열차의 버튼을

누르니 문이 열린다.  앗!  이거 분명히 오기 전에 여러 사이트에서 기차의 문은 내릴 때도 탈 때도 승객이

스스로 버튼을 눌러야 열린다고 일러 줘서 알고 왔는데도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기차와 지하철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로선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습관이란 참  무서운 걸 다시 느꼈다.

 

기차 안은 텅텅 비어 있었고 8시53분에 출발하여 10시 6분에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German Rail Pass로는 KD 유람선도 무료로 탈 수 있었다.

 

당일 호텔로 돌아오려면 여기에서부터의 일정은 전적으로 KD 유람선의 시간표에 맞추어야 했다.  

두 시간 이상 배를 타는 것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어느 블로거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다시 Frankfurt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시간을 아껴야 했다.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 두시간 정도의 거리를 배를 타고 가다가 다시 배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와

       이곳 Rudesheim에서 기차로 Frankfurt로 돌아가는 방법과

 

둘째, 두시간 정도의 거리를 배로 올라가 그곳에서 내려 기차로 돌아가는 방법이다.

 

우리는 후자를 택하기로 하고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길이라는 드로셀 거리 (Drosselgasse)

티티새 골목을 보고 그 한가운데 있는 Rudesheimer Schloss(뤼데스하임 슐로스)라는 식당에서

망고향이 가득하다는 버섯요리질 좋은 리슬링 와인 먹기로 했다. 

떠나기 전부터 친구와 의기투합한 Must-do-item이다.

 

그러자니 자연 KD 유람선 타는 시간이 점심 식사 이후여야 했기에 14시 15분에 떠나는 배를 타기로 했다.

 

정말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티티새 골목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돌아다녔다.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여러 군데 있었지만 정작 사고픈 물건은 없었다. 상품 진열한 골목 그 자체가

예뻤던 것이다..

 

오르골과 같이 자동으로 연주되는 악기들을 모아 놓은 악기 박물관 들어갔다. 

이것저것 안내원의 설명에 곁들여 직접 오래 된 악기가 내는 소리도 직접 들어 볼 수 있었다.

 

 

 

악기 박물관

 

점심때가 되어 4성급 호텔을 함께 경영하는 Rudesheimer Schloss에 들어갔다.

그리고 서울부터 벼르고 온 버섯요리와 리슬링 와인을 주문했다.

버섯요리 맛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이 지방 전통 음식을 맛본다는데 의미를 두었고

리슬링 와인은 제법 맛과 향이 좋았다.

 

Rudesheimer Schloss

 

버섯요리와 &nbsp; 리슬링 와인

 

식사하는 동안 내내 옛 추억을 소환하는 팝송들로만 이어지는  피아노의 생 연주!

곁에 동행이 되어준 단짝 친구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와인과 요리

--------------- 행복 --------------

바로 이 순간이 행복이었다....

생음악에 흠뻑 매료되어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다.

 

KD-Line (유람선)에 승선:

KD-Line 에 승선하여 Mainz 에서 Koblenz까지 이어지는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Rudesheim 에서 St.Goarshausen 까지 가보기로 했다.

 

KD-Line 선착장

 

옛부터 남과 북을 잇는 교통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라인강은 그 지방 영주들이 지나가는 

배들로부터 통행세를 걷기 위에 앞다투어 강변에 성을 짓기 시작 했단다.

 지금은 호텔로 쓰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관리가 안된 채 방치된 성도 있는가 본데 배위에서

보는 절벽의 고성들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멋스러웠다.

 

 

하이네의 시에 등장 한다는 로렐라이 언덕은 그냥 높고 아름다운 절벽이었다.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평범한 언덕을 승선 때 나누어준 오디오 가이드에서 로렐라이 언덕임을 알려줘서 비로서

알았다.   언덕 맨 꼭대기엔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으며 '로렐라이 언덕' 노래도 흘러 나왔다.

강 양안으로 예쁜 마을과 고성이 반복하여 나타나는 걸 카메라에 담으며 조용히 미끄러져 가는

배위에서 지금 내가 만끽하고 있는 이 순간이 나의 부재로 가족을 포함한 다른 이들의 불편 위에

마련된 나만의 공간과 시간인 게 미안하게 느껴짐은 웬 때 늦은 자성일까?

 

KD-Line을 타고 가다 도중에 하루를 묵어 간다면 어디가 좋겠느냐고 물어본 내 질문에 Bacharach 

Oberwesel추천 받았지만 여기서 만족하기로 하고 St.Goarshausen 에서 하선하여 기차를  타기로 했.

 

역 무원도 없는 아주 작고 허물어진 역이지만 어김없이 눈에 익은 빨간색의

무인승차권발매기(Fahrkarten) 있어서 시간표를 뽑아보니  40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 

슬슬 걸어서 라인강변의 이 작은 마을을 둘러본 후 Frankfurt로 돌아왔다.